1. 재생에너지의 구조적 한계와 전기 저장의 새로운 해법: 왜 수소가 필요한가
태양광·풍력·수력·지열 등 재생에너지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전기라는 에너지 형태 자체가 가진 구조적 한계 때문에 세계는 ‘효율적인 저장 방식’이라는 벽에 부딪히고 있다. 전기는 생산되는 즉시 사용하지 않으면 사라지는 에너지이며, 대규모 장기 저장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태양광·풍력은 출력 변동성, 단위 면적당 에너지 밀도 부족, 발전지와 수요지의 괴리라는 문제까지 가지고 있다. 이 말은 저출력으로 만들어진 전기는 먼곳으로 이동할수록 손실이 커져 손실이 높다는 말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원자력 발전소에서 생산된 고출력의 전기가 20%의 손실이 있다면 저출력으로 생산된 친환경 전기는 40~50%까지 손실이 높아질 수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ESS(에너지저장시스템)가 활용되고 있지만, 배터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 방전이 발생하고 생산지마다 ESS를 구축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충·방전 사이클이 누적되면 성능이 저하된다는 한계가 있으며 계절 단위의 장기 저장을 하기에 비용이 너무 높으며, 전력망 외 지역으로의 이동 역시 불가능하다.
이러한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기술이 바로 전기 → 수소 전환(P2H, Power-to-Hydrogen)이다. 전기의 생산지에서 수전해로 생산된 수소는 화학에너지 형태로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고, 시간에 따른 에너지 손실이 없다. 또한 배터리와 달리 전력망이 없는 지역까지 물리적으로 운반이 가능해 분산형 에너지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에너지생산 -> 전기분해 -> 파이프라인 수송 -> 수소저장 ->운송, 활용
의 형태로 나누어 볼 수 있으며, 이러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친환경 에너지의 단점을 보완하는 핵심 고리라고 볼 수 있다.
2 수소 에너지의 핵심 경쟁력: 장기 저장·장거리 운송 그리고 LNG와의 차별성
수소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전기에서 가장 쉽게 전환되는 에너지라는 점이다. 물 전기분해 만으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으며, 연료전지나 터빈을 통해 다시 전기로 되돌리는 과정도 비교적 단순하다. 반면 LNG는 전기에서 바로 전환되지 않고, 합성가스를 만들고 메탄화를 거쳐 냉각·액화하는 복잡한 공정이 필요하다. LNG 액화 온도는 −162°C로 극저온 엔지니어링이 필수이며, 냉각과 저장에 큰 에너지가 투입된다. 실제 LNG운반선이 계속적인 에너지를 사용해 액화 온도를 맞추려고 하지만, 계속 기화되는 단점이 있어 조금씩 나오는 가스를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달리 수소는 압축 상태로 저장하거나, 단순 물리적 방식으로 운송이 가능해 전기 기반 재생에너지 체계와 더욱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특히 “전력에서 수소로의 변환, 다시 수소에서 전기로의 재변환”이 가능하다는 점은, 재생에너지의 단점인 변동성, 낭비되는 전력, 지역별 공급 불균형을 해결할 수 있는 결정적 요소다. 수소는 압축 저장 시 자기 방전이 없으며, 파이프라인·튜브트레일러·탱크로 자유롭게 이동한다. 이런 특성은 수일·수주를 넘어 장기·대용량 저장이 필요한 국가 전력 시스템에서 큰 이점이 된다. 특히 재생에너지 과잉 전력 발생 지역(대규모 태양광 단지, 해상풍력 단지 등)에서 즉시 수소로 전환해 산업단지나 도시로 이동시키는 방식은 미래 에너지 인프라의 표준이 되고 있다.
3. 암모니아의 등장: 액화 수소보다 효율적인 저장·운송 솔루션
수소 저장 방식 중 최근 가장 빠르게 각광받는 방식이 암모니아(NH₃)를 활용하는 것이다. 암모니아의 가장 큰 장점은 액화 온도가 −33°C로 매우 높다는 점이다. 이는 LNG의 액화 온도인 −162°C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로, 냉각에 소모되는 에너지가 크게 줄어들며 저장·운송 비용 또한 현저히 절감된다. 즉, 암모니아는 수소를 안정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액체 운반체’로서 LNG 대비 구조적 비용 우위를 가진다.
암모니아는 액체 상태에서 부피당 에너지 밀도도 높아 대규모 수송에 용이하며, 기존 석유·가스 운반 인프라를 상당 부분 활용할 수 있다. 세계 여러 국가가 암모니아를 “수소 운반의 표준”으로 채택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 암모니아는 직접 연소가 가능하며, 발전소의 석탄 연료를 암모니아로 치환하는 방식으로 탄소 배출 감소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암모니아(NH3)는 질소와 수소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질소와 수소를 분리하는 작업을 한 후 질소는 비료나 다른 제품을 만드는데 사용을 할 수 있지만, LNG는 이산화탄소가 나오기 때문에 이를 포집하는 작업이 필요해 비용이 더 드는 에너지원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암모니아는 수소 경제에서의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으며, 액화수소 인프라보다 구축 비용이 낮고 기술적 장벽이 낮아 대규모 도입 가능성이 가장 높다. 결국 암모니아는 ‘수소 저장과 운반의 경제성을 극대화한 형태’이며, 재생에너지-수소-발전으로 이어지는 공급망에서 중요한 중간 매개체가 되고 있다.
4. 재생에너지 시대의 완성 구조: ESS 단기 저장 + 수소·암모니아 중장기 저장
재생에너지 기반 에너지 시스템은 단일 기술로 완성될 수 없으며, 다양한 저장·전환 기술의 조합이 필요하다. 이 중 가장 이상적인 구조는 ESS(단기 안정화) + 수소(장기 저장·산업용) + 암모니아(대규모 운송·저온 액화)의 결합이다. ESS는 분 단위·시간 단위의 출력 변동을 조절하며 전력망의 품질을 유지하고, 수소는 장기간 저장 가능한 화학 에너지로서 대규모 산업 수요(제철, 화학, 발전)를 충족한다. 그리고 암모니아는 대량 운송이 가능하며, 국가 간 수소 이동을 경제적으로 실현하는 이른바 ‘그린 수소 국제 공급망’을 구성한다.
이 조합은 단일 기술이 가진 단점을 상쇄하고 전체 시스템 효율을 극대화한다. 재생에너지 과잉 전력은 수소로 전환되어 저장되고, 산업 지역·도시·발전소로 안정적으로 공급된다. 암모니아를 통한 대양간 운송은 수소 공급망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며, 전 세계 어디든 재생에너지 전력을 이동시킬 수 있게 한다. 이처럼 수소–암모니아 에너지 체계는 미래 에너지 구조의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며, 탄소중립·에너지안보·산업경쟁력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핵심 전략이다.